리가슈어 치핵절제술: 전통 수술법과의 비교

기전, 비교 임상연구, 그리고 근거 수준에 대한 학술적 리뷰


Abstract (요약)

리가슈어(LigaSure™)는 7mm 직경까지의 혈관을 응고·봉합할 수 있는 양극성(bipolar) 전기소작 혈관봉합 장치로, 최소한의 열 확산과 조직 손상으로 치핵 조직을 절제한다는 개념 하에 치핵절제술(hemorrhoidectomy)에 도입되었다. 본 리뷰는 리가슈어 치핵절제술을 ① 전통적 개방/폐쇄형 치핵절제술(Milligan-Morgan/Ferguson), ② 원형 봉합기 치핵고정술(Stapled Hemorrhoidopexy, PPH), ③ 레이저 치핵성형술(Laser Hemorrhoidoplasty)과 비교한 무작위대조군연구(RCT) 및 메타분석 근거를 중심으로 정리한다. 종합하면, 리가슈어는 기존 개방형 수술 대비 수술시간 단축과 출혈량 감소에서 일관된 우위를 보이나 수술 후 통증 감소 효과는 연구마다 상반되며, PPH 대비 재발률이 낮고, 최신 레이저 치핵성형술 대비로는 재발률에서 우위를 점하는 대신 단기 통증·회복기간에서는 열세를 보인다. 근거의 확실성(certainty of evidence)은 전반적으로 낮음~매우 낮음 수준이며, 이는 개별 연구의 표본 크기가 작고 이질성(heterogeneity)이 크기 때문이다.


1. 서론: 치핵 질환과 수술적 치료의 스펙트럼

치핵(hemorrhoid)은 항문관 내 3, 7, 11시 방향에 위치한 항문쿠션(anal cushion)이 병적으로 비대해진 상태로, 미국 기준 유병률은 약 4.4%이며 4565세에서 발생률이 높다. Goligher 분류에 따라 1도(탈출 없음)부터 4도(정복 불가능한 지속적 탈출)까지 등급이 나뉘며, 12도는 대개 보존적 치료·고무링결찰술 등 외래시술로 충분하지만, 3~4도 또는 보존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경우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

전통적인 Milligan-Morgan(개방형)·Ferguson(폐쇄형) 치핵절제술은 장기 재발률이 낮다는 장점 때문에 수십 년간 표준 술식으로 자리잡았으나, 상당한 수술 후 통증과 합병증이 단점으로 지적되어 왔다. 이러한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원형 봉합기를 이용한 PPH(1998년 Longo 도입), 레이저 치핵성형술(2007년 Karahaliloğlu 도입), 그리고 본 리뷰의 주제인 리가슈어 봉합절제술이 순차적으로 도입되었다.


2. 리가슈어의 작용 기전

리가슈어는 조직에 압력과 고주파 에너지를 동시에 가해 혈관벽의 콜라겐·엘라스틴을 변성시켜 영구적인 봉합(seal)을 형성하는 양극성 전기소작 장치다. 최대 7mm 직경의 혈관을 결찰 없이 밀봉할 수 있으며, 기존 결찰(suture ligation)이나 단극성 전기소작(monopolar diathermy)에 비해 열 확산 범위가 좁아 주변 조직 손상을 최소화한다는 것이 이론적 근거다. 치핵절제술에서는 치핵 기저부(pedicle)를 결찰 없이 응고·절제하는 방식으로 사용되며, 이 때문에 수술시간 단축 및 봉합사 관련 이물반응 감소가 기대된다.


3. 비교 대상별 근거 검토

3-1. 리가슈어 vs. 전통적 개방/폐쇄형 치핵절제술(Milligan-Morgan/Ferguson)

가장 많은 RCT가 축적된 비교군이다.

  • 수술시간: 거의 모든 연구에서 리가슈어군이 유의하게 짧았다. 예컨대 284명을 대상으로 한 RCT(Jayne et al.)에서 리가슈어군의 수술시간이 디아써미(diathermy) 대비 유의하게 단축되었고, 인도 북부의 후향적 코호트(91명)에서도 리가슈어군 수술시간이 평균 23.15±3.36분으로 Milligan-Morgan군(33.84±9.18분)보다 짧았다.
  • 수술 후 통증: 결과가 엇갈린다. Ligasure와 Harmonic Scalpel을 비교한 이중맹검 RCT에서는 리가슈어군의 통증 점수 및 경구 진통제 요구량이 유의하게 낮았던 반면, 파키스탄에서 시행된 100명 대상 RCT(Ligasure pedicle coagulation vs Milligan-Morgan)에서는 통증 감소 효과가 명확히 입증되지 못했다. 이는 술기 숙련도, 통증 평가 시점, 병용 진통 프로토콜의 차이에서 기인할 가능성이 있다.
  • 출혈량: 여러 연구에서 리가슈어군의 수술 중 출혈량이 유의하게 적었다는 결과가 일관되게 보고된다.
  • 재원기간·복귀 시기: 리가슈어군에서 짧은 경향이 있으나, 통계적 유의성은 연구마다 차이가 있다.

3-2. 리가슈어 vs. 원형 봉합기 치핵고정술(PPH)

2022년 발표된 메타분석(5개 RCT, 397명)에서 다음과 같은 결과가 확인되었다.

지표결과
재발률리가슈어군이 유의하게 낮음 (RR 0.21, 95% CI 0.06–0.72, p=0.01)
수술시간리가슈어군이 유의하게 짧음 (MD −6.39분, 95% CI −7.68~−5.10, p<0.001)
수술 후 통증유의한 차이 없음 (MD 0.55, 95% CI −0.15~1.25, p=0.12)
복귀 소요 기간유의한 차이 없음

즉, PPH는 통증·재원기간 감소 효과를 목표로 개발됐지만, 재발 방지 측면에서는 절제를 동반하는 리가슈어 방식이 더 근본적인 우위를 갖는다는 것이 이 메타분석의 핵심 시사점이다.

3-3. 리가슈어 vs. 레이저 치핵성형술(LHP) — 가장 최신 근거

2026년 발표된 BMC Surgery 체계적 리뷰·메타분석(PROSPERO 등록, PRISMA 2020 준수, GRADE 적용)은 두 술식을 직접 비교한 최초의 메타분석으로, 5개 연구(461명, 리가슈어 248명·레이저 213명)를 종합했다. 주요 결과는 다음과 같다.

레이저 치핵성형술이 우세했던 지표

  • 수술 후 1일차 통증(VAS): MD −1.61점 (p=0.025) — 단, 민감도분석에서 유의성이 쉽게 소실되어 근거가 취약함
  • 일상활동 복귀 시기: MD −5.75일 (p=0.0002)
  • 수술시간: MD −6.47분 (p=0.002)
  • 재원기간: MD −0.32일 (p<0.0001)

리가슈어가 우세했던 지표

  • 재발률: 위험비(RR) 4.39 (95% CI 1.95–9.88, p=0.0004), 위험차(RD) 0.12 (95% CI 0.05–0.19, p=0.001) — 레이저군의 재발 위험이 유의하게 높음. 이 결과는 고위험(risk-of-bias) 연구를 제외한 민감도분석에서도 안정적으로 유지됨.

차이 없음

  • 수술 후 출혈, 창상감염, 요폐, 치핵혈전증 발생률은 두 군 간 유의한 차이가 없었음.

이 메타분석 저자들은 **모든 결과 지표의 근거 확실성(GRADE)을 “매우 낮음(very low)”**으로 평가했다. 포함된 연구 대부분이 후향적 코호트였고, I² 통계량이 대부분 90% 이상(상당한 이질성)이었으며, 표본 크기가 작아 상대위험도(RR) 추정치가 불안정할 수 있음을 지적했다. 다만 절대위험차(RD)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이었고, 이는 레이저 치핵성형술의 재발 위험이 리가슈어보다 절대적으로 약 12%포인트 높다는 것을 시사한다.

3-4. 최근 근거의 위치: Milligan-Morgan/Ferguson vs. 봉합기법(Stapled) 전체와의 관계

2026년 발표된 장기추적 메타분석·시험순차분석(trial sequential analysis)은 봉합기 치핵고정술(SH)과 전통적 치핵절제술(CH, 여기에는 리가슈어·하모닉 스칼펠 등 에너지 장치를 이용한 변형 포함)을 12개월 이상 장기 추적한 RCT를 종합했다. 이는 리가슈어가 “전통적 절제술의 개선된 형태”로 분류되며, 장기 재발 방지 측면에서는 여전히 절제 기반 술식(리가슈어 포함)이 봉합기법보다 유리하다는 전반적 흐름과 일치한다.


4. 종합 평가: 리가슈어의 임상적 위치

세 가지 비교축을 종합하면 리가슈어 치핵절제술의 임상적 포지셔닝은 다음과 같이 요약된다.

  1. 전통적 개방/폐쇄형 술식 대비: 수술시간 단축과 출혈량 감소는 비교적 일관되게 입증됐으나, 통증 감소 효과는 연구 간 불일치가 있어 “만병통치약”으로 보기는 어렵다.
  2. PPH 대비: 재발 방지 측면에서 명확한 우위가 있다. PPH가 지향하는 “통증 감소”라는 목표를 리가슈어도 어느 정도 달성하면서, 봉합기법의 약점인 재발 문제를 회피한다.
  3. 레이저 치핵성형술 대비: 정반대의 트레이드오프가 나타난다. 레이저는 통증·회복 속도에서 우위, 리가슈어는 재발 방지에서 우위. 따라서 환자군의 우선순위(빠른 회복 vs. 낮은 재발 위험)에 따라 술식을 개별화해야 한다는 것이 최신 메타분석들의 공통된 결론이다.

5. 근거의 한계

  • 리가슈어 관련 비교연구 대부분이 단일기관, 소규모 표본(수십~수백 명) 연구로, 대규모 다기관 RCT는 드물다.
  • 통증·재발의 정의와 평가 시점이 연구마다 표준화되어 있지 않아(예: 가시적 내치핵을 모두 재발로 간주하는 연구도 있음), 메타분석에서 상당한 이질성(I² > 90%인 지표 다수)이 발생한다.
  • 비용 비교, 삶의 질(QoL) 평가 자료가 대체로 부족해 의료경제적 의사결정에 필요한 근거가 충분치 않다.
  • 최신 메타분석(레이저 vs 리가슈어)조차 GRADE 평가상 모든 지표가 “낮음” 또는 “매우 낮음” 수준으로, 향후 표준화된 프로토콜과 장기 추적을 갖춘 대규모 다기관 RCT가 필요하다는 점이 반복적으로 강조된다.

6. 결론

리가슈어 치핵절제술은 (1) 기존 결찰 기반 개방/폐쇄형 술식 대비 수술시간 단축과 출혈 감소라는 기술적 이점을 제공하고, (2) PPH 대비 재발 방지 측면에서 우위를 가지며, (3) 최신 대안인 레이저 치핵성형술과는 “빠른 회복 vs. 낮은 재발”이라는 명확한 트레이드오프 관계에 있다. 다만 현재까지의 근거 수준은 대체로 낮음~매우 낮음이며, 이는 리가슈어가 효과가 없다는 의미가 아니라 연구 설계의 이질성과 표본 크기 한계로 인해 효과 크기의 정밀한 추정이 어렵다는 의미로 해석해야 한다. 임상 현장에서는 환자의 치핵 등급, 항응고제 복용 여부, 회복 속도에 대한 개인적 우선순위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술식을 선택하는 것이 타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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